남백자기가 상구 지방을 여행하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사두마차 1천 대가 그 그늘 밑에 쉴 수 있을 만큼 컸다.
"대체 이게 무슨 나무일까? 틀림없이 좋은 목재로 쓰이게 되리라."
그런데 자세히 쳐다보니 가지는 이리저리 꾸불꾸불 마구 꼬여 있어서 서까래나 기둥으로 쓸 수가 없었다. 나무 밑둥 역시 굵은 뿌리가 비비꼬이고 얽혀 있어서 널을 짤 수도 없었다. 나뭇잎을 씹어 보았더니 금방 입이 부르트고 쓰려왔다. 또 잎의 냄새를 맡아보았더니 갑자기 어지러워져서 사흘 동안이나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건 아무 짝에도 소용에 닿지 않는 나무로구나. 그러기에 이토록 크게 자라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아, 슬프다! 신인이란 바로 이 나무와 같이 쓸모없는 것을 쓸모있는 것으로 전화시킨 사람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