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주(家釀酒) - 박상문
최초의 술 만든자
우(禹)나라 때의 의적(儀狄)으로
과일껍질 빵 조각
쓰레기통에 모은 것이
발효돼
달콤한 냄새
얼키 한 맛이 주창(酒創)의 효시(嚆矢)였다.
밀 갈아 띄운 누룩
술 빚어 천신께 올려
초헌(初獻) 아헌(亞獻) 종헌으로
성영께 제례(祭禮) 지냄은
지해론
큰 선각자의
창주원조(創酒元祖) 덕분이라네.
한 끼 밥 굶더라도
술 한 잔은 꼭 마시며
금덩이만 마음 변하게
하는 것 아니고
흰 술도
얼굴 붉게 할 땐
하늘이 돈짝만 했지.
뱀이 물을 마시면
큰 독을 이루어내고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를 만들어 내듯
큰 어른
진묵대사는
곡차마시며 제호(醍醐)이루었다.
임란 때 사명대사
호국일념 어명 받아
적국 일본 풍신 수길
밤을 새며 수로 제압
범주(法酒)로
항복받아내
높은 경지 구국선양.
부아 산(負兒山) 정기 받아
모여 사는 민초들이
천지신명께 올린
가양주 한 잔으로
샘처럼
마르지 않은
무진장의 상징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