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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 김태은
토장국처럼 풀린 산안개 걷히고 그냥 빈 산
빙긋 웃으며 조용히 풍경 속으로 들어온 그대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기찬 꿈 환할 텐데.
산노을 천천히 문 닫는 소리 들으며
는개의 혼들은 기진하여 잠이 들고
온종일 한 생각에 갇혀 날 저뭄도 기적이다.
융푸라후에 흥청이는 바람에 비하면
내 삶은 단순하고 멋없는 모국어다
알프스 절경 속으로 돌아 조율된 줄을 풀다.
처음 만난 산들은 반갑다고 손 흔들더니
한나절이 못 되어 잘 가라 등 밀어 낸다
그대의 꾸준함이 돋보이는 인연 하나 울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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