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에게 드리는 노래 - 조성국
경칩 머리 꽃물 닮아 미쁘고 미쁜 이여
베옷 한 깃 걸치고 저 하늘에 바친 영가(靈歌)
짝 잃은 흰 뻐꾸기가
청산을 잡고 울다
저 하늘 손모으기 불꽃보다 뜨거워라
피를 토해 율을 풀어 또 한 산을 세우려
달 도는 정화수 곁에
학을 접기 몇몇 해
솔바람 가꿔 가는 좁은 가슴 물든 백발
숱한 말 삼켜 버린 진주조개 같은 님
저 북안 기어 오른 해
님의 뜰에 넘치리.
벗한 달빛 곁에 서면 천리가 지척이라
비 내리는 밤이면 우수로 물든 둘레
쌍촛불 밝힌 자리에
영생의 길 트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