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황금 잉어 - 이옥분
회초리 든 바람들이 쏘다니는 거리 모퉁이
시린 삶을 뎁히려는 바쁜 손놀림이
냄새로 허기진 사람 손목 잡는 포장마차
역류하는 물살에 몸을 맡긴 붕어들이
어리둥절 헤매다 포충망에 잡혀 와
쇠틀에 몸이 갇힌 채 고단한 시간을 세고 있다
세파에 밀려 와 낯선 땅에 내가 있듯
눈을 뜬 황금 잉어 바삭하게 구워져
언 손을 녹여 주고 남을 체온 내게 준다
이내 비늘을 벗은 황금 잉어 한 마리
비린 맛 벗어 던지고 고소한 단팥으로
급물살 쏟아 내듯이 내 생각을 지운다
세월에 속고 살다 온기마저 뺏겼는데
얕은꾀로 속인 잉어 밀가루면 어떠랴
노릇이 구운 황금 잉어 봉지 가득 담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