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비둘기 - 박옥균
얄따란 아파트 창에 퉁겨 나간 하늘을 날다
야윈 날개를 접고 주저 앉은 콘크릿 땅에
그 곤한 몸짓만 부려든 새 빈 부리나 두들겨 본다.
어쩌다 도시를 비껴 뒤뚱대는 죽지를 하고
어깃둥 골목마다 떼소음만 헤집고 와서
저 하늘 흐려든 눈 켜들고 멀리 구름에 밟히거니.
얼마나 도시를 비켜 덜컥대는 죽지 따위랴
어깃둥 지붕마다 떼멀미만 휘젓고 와서
저 하늘 나뒹군 속 켜려고 멀리 별빛에 긁히는가.
얄따란 아파트 창에 채여 나간 하늘을 날다
야윈 날개를 접고 무너 앉는 콘크릿 땅에
그 곤한 몸짓만 부려든 새 빈 덜미나 휘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