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과 얼려서 - 박병순
봄비 눈물 머금고 목련꽃이 벙근다
여러 송이 송이가 흐드러져 웃는 서슬
우리도 지나다 얼려 덩달아서 웃었다
한 사흘 신나게 피다 마는 목련만도 못한 인생
평생을 다 살아도 한 번 피지 못한 인생
통틀어 단 하루라도 활짝 피다 말 것을
우리 둘 보란 듯이 우줄우줄 춤을 춘다
부끄럼 잊은 듯이 속살 더러 드러내고
기쁨이 땅에 차고도 남아 저 하늘에 뻗었다
우리들 더도 말고 목련처럼 피고지라
탐스런 환한 얼굴 살결도 참 고운 지고
으늑한 가슴을 열고 마구 쏟는 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