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에서 만난 바람 - 김정희 연못으로 갈거나 연꽃 만나러 온 바람같이 수런대는 연잎만 남아 수화(手話)를 읊조리는 곳 눈 감고 헤아려 보는 그윽한 마음의 보금자리 그대 말씀 언저리 산울림이나 먼 종소리 진구렁에 발 딛고 발목 빼지 못해도 빛 부신 화엄(華嚴)의 날을 꿈꾸며 살라 하네 연못에서 만난 바람 옷깃을 스치누나 저문 날 들녘에서 이마 맞대는 인연 꽃인 듯 그림자인 듯 무릎 꿇고 맞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