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탑 앞에서 - 김정숙- 봄날 경주에 눈이 오다 눈 내리는 봄날 산수유 웃고 있는 분황사에 눈길 주어 하염없이 바라보다 철 잃은 햇살 등에 업고 그대를 생각한다 떨리며 다시 본 기쁨 온 몸이 시려온다 만 년을 살자한들 神 앞에 목마르고 엎드려 축원만 들려주는 돌문만 바라본다 슬픈 어깨 다둑이며 신라 바람 감싸주니 닫아 둔 그리움이 봇물처럼 터지고 석탑 위 숨겨 둔 한마디 잊혀질 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