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葬<1>-황태에게 / 박옥균
얼마나 바람을 털면 서리 부푼 몸통이 되랴
매캐한 혹한 속에 얼었다 녹았다 하며
한겹쯤 뒤척인 꺼풀 따윌 눈발에 날리면서.
어쩌다 바람을 태워 동해 거친 파도를 쳐야
허황한 머리맡의 총총 별빛에 코가 꿰어
제 꿈 속 덕장에 매달려서 하얀 엄동을 부풀거니.
아직은 뒤엎지 못할 동해 억척 풍파라 해도
헛헛한 이마빼기 층층 물벽에 처박고서
저 꿈 속 허무는 굴레러면 억장 부풀 결빙 아니리.
얼마나 바람을 털면 훌쩍 솟구칠 몸통이랴
매캐한 혹한 속에 넉살 하나 묻어놓고
한겹쯤 더걱인 거죽 따윌 쪽빛 하늘에 날리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