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임금자 -
왜들 내 사랑 이야기를 하라는가
펴 보일까 말까 개어둔 명주 보자기
아픈 밤 사알짝 펴보고 얼른 접어 두었네
누가 누구냐고 첫 만남을 묻는가
두레박 타고 올라온 그 님을 반기고는
우물 속 깊이 띄워 놓아 나만 보는 사랑인데
한 줄기 도랑물로 가버린 날 찾으러
얼마나 돌았을까 그 님의 급한 물살
갈림길 되돌아가서 물메아리 보냈으리
서른 해 해후에도 입술을 떨던 님이
타다 만 검불만을 뒤척였다 하더니만
아직도 사위지 않는 마음 어찌하랴 어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