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간 언니 - 이오덕
기차는 연기를 토하며 산모롱이를 돌아가 버렸다.
손을 흔들던 언니도 이제는 보이지 않고......
갑자기 주르르 흐르는 눈물.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걱정 말고 공부나 해." 하던 언니,
내 손을 만지며 웃어 보이던 언니,
돌아서 차에 오르며 눈물을 닦던 언니.
아아, 언니야!
우리는 어쩌자고 이렇게만 살아야 하나?
언제 오려나, 언니야? 난 어쩌면 좋으냐?
서울은 벌써 얼음이 언다는데,
주인 아주머니는 맘씨라도 좋은지?
나도 내일부터는 학교를 그만두고
사방 공사에 나가 일을 해야지.
동무들과 학교가 그리워도
언니 생각 하면 무슨 일을 못할라고.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가자.
어머니 말씀대로 좋은 세상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