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구상(1919~2004)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이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이윤기씨의 에세이에 따르면 미국의 어떤 공항 벽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붙어 있다고 한다. '오늘은 여생의 첫날입니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란 있을 수 없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라는 경구는 무겁다. 오늘은 살아온 날의 마지막 날이 아니다. 오늘은 살아가야 할 날들의 첫날이다. 오늘이 내 영원의 첫날이다.<이문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