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 전향 가로등 불빛 가득한 한밤의 거리는 붉은 피 흐르는 어둠의 혈관이다 그 거리를 혼자 걸어가는 사람 술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 쓰레기통 뒤지는 고양이 그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 강물 되어 흐르는 혈관 속 풍경들이 캄캄할수록 환하다 한 길도 안되는 우리들 혈관 속엔 그리움이 소용돌이치는지 서러움이 고여 있는지 낮이나 밤이나 서로 알 수 없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검게 출렁이는 어둠 속이 수족관처럼 투명하다 강기슭 샛강 같은 수많은 가로등 그런 어둠에게 날마다 수혈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