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시인과 세계의 거리를 잘 나타낸 시다. 창문을 열자 바다가 보인다. 보인다는 것은 바다(즉, 세계)가 집 안으로,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그 세계에 매료되어 문을 연 채 오래 묶여있다. 작은 덩치로 대해를 헤쳐 나가는 목선 한 척이 마치 자신인 듯 눈을 끌어당기다 결국 수평선을 끊고 큰 파도 저 건너로 사라진다. 뒤에 “그대가, 어떻게 나를 열고 들어왔는지”라고 戀詩 냄새를 풍기고 있지만 이 시는 분명, 세계를 여는 자의 힘겨운 고백이다. “목선 한 척”이라는 것이 단순히 낭만적인 경치를 제공하기보다 목숨을 내걸고 그물질하는 치열한 노동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시인이 세계와 만나는 지점도 모성이라는 고통을 동반한 뒤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