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은 꽃의 패배를 의미한다 바람의 곡선을 따라 떨어지는 꽃의 영광 지금 바람은 오직 한 점의 꽃을 위하여 곡선으로 존재한다 떨어지는 꽃잎을 받기 위하여 누워 있는 풀잎의 일생 그러나 바람은 아직 불지 않았다
- 출처: <시집 『지상의 중심이 되어』, 시와시학사, 2000>
▶ 유재영 시인 약력
시인, 시조시인. 1948년 충남 천안 출생. 1970년대 초중반 『시조문학』, 『풀과 별』, 『현대시학』, 『신동아』 등에 시와 시조 발표, 작품활동 시작. 1975년 <말> 동인 활동. 1994년 <중앙일보> 시조대상 수상. 1995년 <오늘의 시조시학회> 주관 ‘오늘의 시조문학상’ 수상. 시집 『그물을 던지면 별들이 눈을 뜨고』, 『우리에겐 눈물로도 알 수 없는 슬픔이 있다』, 『낙엽』, 『한 방울의 피』, 『지상의 중심이 되어』 등이 있고, 시조집으로 『햇빛시간』 및 4인 시조집 『네 사람의 얼굴』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