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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사랑 안에선 누구나 가족이 됨을 느낀다. 나의 글을 읽는 독자들이 가끔은 아기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해서 지어 준 고운 이름들 - 시내, 단비, 은비, 서인, 이슬, 보리, 아린, 수아 등을 불러 보며 기도 안에 아기들을 자주 안아 준다. 아직다 자라지도 않은 머리에 아증스런 꽃핀을 꽂아 찍어 보낸 아기의 사진들을 보면 내가 그애들의 대모가 된 듯한 마음이다. 언젠가 나와 같은 이름의 딸을 가진 시인 승희가 `수녀님은 우리 아이의 `엄마 요정(fairy-godmother)`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어린 딸을 위해 기도해 주시겠어요?` 라고 써 보낸 편지의 한 구절도 떠오른다. 아직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으로 가깝게 이어지는 고운 인연이 많음을 오늘은 새삼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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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눈이 빠지게 널 기다렸다”고 내게 눈을 흘기며 마실 물을 건네 주던 고운 친구야, 이름을 부를 때마다 내 안에서 찰랑이는 물소리를 내는 그리운 친구야. 네 앞에서만은 항상 늙지 않은 어린이로 남아 있고 싶다. 내가 가끔 싸움을 걸어도 싸움이 되지 않는, 넓은 대지 같은 친구야. 네가 가끔 `돌깍쟁이` 라고 부르는 나도 네 앞에서만은 늘 솔직하지 않을 수 없다. 네 앞에서만은 피곤하고 목마르다는 투정도 좀 부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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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을 떠날 때는 너를 사랑하던 아름다운 기억을 그대로 안고 갈 거야. 서로를 위해 주고 격려하며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그 기다림의 순간들을 하얀 치자꽃으로 피워낼 거야. 사람은 가도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음을 나는 믿는다. 졸음이 막 쏟아질 때 들어가 누리는 달콤한 잠의 나라에서처럼 네가 내 곁에 있으면 아무 말 안해도 편안하고 넉넉하구나. 모든 시름을 잊고 행복할 뿐이구나. 진정 우리의 우정은 아름다운 기도의 시작이구나.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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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몹시 힘이 들고 무거울 때마다 창 밖에서 나를 깨우는 새들의 가벼움이 부럽다. 일상생활 안에서 우리가 다른 이의 무게를 덜어 주기엔 서로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힘이 없는 것 같다. 우선은 자기가 밝고 건강해야 남에게도 기쁨과 위로를 줄 수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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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이 잘 보이게 해를 등지고 선 해오라기처럼 나도 오늘은 해를 등지고 서서 강물을 바라보네. 아무 생각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기쁨이 되는 강물. 나 역시 강물 같은 사랑으로 여기까지 흘러왔음을 강물이 조용히 말해 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