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冬麥) - 김수영
내 몸은 아파서
태양에 비틀거린다
내몸은 아파서
태양에 비틀거린다
믿는 것이있기 때문이다
믿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광선의 미립자와 분말이 너무도 시들하다
(압박해주고 싶다)
뒤집어진 세상의 저쪽에서는
나는 비틀거리지도 않고 타락도 안했으리라
그러나 이 눈망울을 휘덮는 싯퍼런
작열의 의미가 밟허지기까지는
나는 여기에 있겠다
햇빛에는 겨울보리에 삭이 트고
강아지는 낑낑거리고
골짜기들은 평화롭지 않으냐-
평화의 의지를 말하고 있지 않으냐
울고 간 새와
울러 올 새의
적막 사이에서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