叡智(예지) - 김수영
바늘구녕만한 예지를 바라면서 사는 자의 설움이여
너는 차라리 부정한 자가 되라
오늘
이 헐벗은 거리에 가슴을 대고
뒤집어진 부정이 정의가 되지 않더라도
그러면 너의 벗들과
너의 이웃사람들의 얼굴이
바늘구녕 저쪽에 떠오르리라
축소와 확대의 중간에 선그들의 얼굴
강력과 기도가 일체가 되는 거리에서
너는 비로서 겸허를 배운다
바늘구녕만한 예지의 저쪽에 사는 사람들이여
나의 현실의 메에뜨르여
어제와 함께 내일에 사는 사람들이여
강력한 사람들이여......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