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 - 구현우 양의 이미지는 온순하지 막상 양을 그려놓고 보면 온순하지 않지 그것은 구름 그것은 연기 그녀로부터 달아나고 멀어지다가 빨간 기와가 붉은 벽돌이었단 사실과 울타리 너머도 울타리란 걸 알았을 때 그 때 나는 새하얘졌어 이해하기 전에 뭉게구름 뒤로 뭉게구름이 지나가 변명하기 전에 담배 끝에서 연기가 이어지고 연기로 이어지고 끝나버린 연애가 계속되고 있어 주파수를 돌려 오래된 노래를 틀어놓고 그녀를 알기 전의 내가 되어서 백 마리 이백 마리 양을 세 눈꺼풀을 내렸다 들어올렸다 반복하다가 환상이었던 이야기는 현실이 되었던가 진짜 양을 보지 못했으니까 진짜 양은 가짜 늑대에게 잡아먹혀버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