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밤은 없다
늘 음모였으며 더러운 말들만 자욱했다
주변엔 쓸 수 없는 모자들뿐이다
지하철의 아침은 사내의 숙취와
여자들의 향수 냄새로 가득했다
누구나 자신을 옥죄다가 결국 냄새를 풍긴다
까맣게 반짝이는 매듭이고 싶었다
이를테면 작은 구멍들의 세계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경험의 규모이지만
그들에겐 공장도 있고 사장도 있고
유통도 있고 수선도 있고 판매도 있으며
더욱 놀랍게도 철학도 있는 세계
규칙적으로 타인의 목을 조르고
가슴을 가리고 속옷을 가렸다
저 바깥으로부터 가장 완고하고 은밀하게
당신을 가릴 수 있었다
히틀러도 니체도 프로이트도 모두
작은 구멍을 잊을까 노심초사했다
단지 작은 구멍들의 세계
옷 색깔에 적당히 맞춰
고고하게 숨 쉬는 존재
자리를 잘못 잡으면 버려지기도 하는 존재
우리 어머니께서 아끼시던 존재
오늘도 당신의 가장 은밀한 곳에서
당신을 지키는 충실한 존재
이리저리 매달고 다니는 빛나는 세계가
발밑으로 툭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