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지에서 - 김규태
황룡사 넓은 절터 마당
봄풀 돋아나면
풀섶에 싸인 연화문 주춧돌이
환히 웃는 연꽃보다 더 희게 피어난다
풀잎들이 햇살을 덮고 잠들면서
입 속으로 누구에게인 듯 모를,
오래 전에 까먹은 신라 적 말들의 아귀를 맞춰
흥얼거린다.
빈 하늘에 떠 있던
목탑의 키를 올려다보며
귀기울여 봄풀 속에 떨어진
옛 가람의 묵은 풍경 소리 주워 모은다.
황룡사지에서 - 김규태
황룡사 넓은 절터 마당
봄풀 돋아나면
풀섶에 싸인 연화문 주춧돌이
환히 웃는 연꽃보다 더 희게 피어난다
풀잎들이 햇살을 덮고 잠들면서
입 속으로 누구에게인 듯 모를,
오래 전에 까먹은 신라 적 말들의 아귀를 맞춰
흥얼거린다.
빈 하늘에 떠 있던
목탑의 키를 올려다보며
귀기울여 봄풀 속에 떨어진
옛 가람의 묵은 풍경 소리 주워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