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 하며 밤새 음악만 듣다가 잠들고 싶다.
작년인가......
갖고 있는 음악들을 세어보니 10만곡이 넘는다.
국악, 재즈, 고전, 팝, 댄스, 록, 샹송, 뉴에이지, 크로스......
죽기 전에 다 들을 수나 있겠나.
오래 전 DJ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참을 그 당시 노래만 찾다가 신곡들을 찾게 됐다.
그러다가 요즘은 구분 없이 태어나 한 번도 못 들었던 노래만 찾고 있다.
좋은 곡들을 듣지도 못하고 살다 가는 건 참 슬픈 일이다.
며칠 전 인사동을 지나다 갤러리에 들렀었는데
음악이 흘렀다면 더 좋지 않았겠나 싶다.
문학이든 영화든 모든 예술 작품 안에서 음악은 잘 녹는다.
또 하나 음악이 잘 녹는 게 있는데 바로 소주다.
기가 막히게 잘 녹는다.
사람도 녹인다. 절절히 녹여준다.
음악에 취하는 건지 술에 취하는 건지
흥얼흥얼 비틀비틀 들썩들썩
백지에 선 하나 긋고 오선이라 우겨도 따질 놈 없다.
예술에 마음이 열리면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펜이든 붓이든 쥐어 잡고 휘갈기고 싶은 밤이다.
푹~ 젖어 보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