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국의 웨일즈 해변에서 용연향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션 케인과 아이언 포스터라는 두 사람이 발견한 용연향은 약 50kg 정도로 50만 파운드(약 9억 4500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용연향은 향유고래 수컷의 창자 속에 생기는 이물질로 배설된 후 바다에 떠다니거나 해안으로 밀려 발견되는 귀한 향료입니다. 앰버그리스라고도 불리는 용연향은 향료성분을 알코올에 녹여 추출하여 향수를 만드는 값비싼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용연향은 고래가 오징어를 먹거나 바닷물을 마시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바닷속에 있는 특별히 향기로운 것들을 먹으면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천연 동물성 향료인 사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의 윈난성 · 쓰촨성 같은 높은 산지에서 사는 사향노루에게서 얻습니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향낭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향노루 자신은 사향을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늘 풀을 찾아다니며 살 뿐입니다.
사람이 지닌 향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품의 향기는 향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을 먹고 특별한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훌륭한 사람은 오히려 평범한 모습으로 삽니다. 파트롤 린포체의 말대로 성인들의 비범함은 우리 눈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면 야바위꾼이 성인처럼 행세하며 남들을 속이는 비범한 재주에 우리는 잘 속아 넘어가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