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호들이다. 누구나 잘 알듯이, 순서대로 비상구, 소화기, 화장실을 뜻한다.
이와 같이 그림을 통해서 어떤 정보를 나타내는 기호를 픽토그램(pictogram)이라고 한다. 픽토그램은 가장 원시적인 문자인 그림문자의 일종이다. 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불조심, 흡연 금지, 물놀이 금지, 노약자석, 에스컬레이터, 올림픽 종목 표시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된다. 의사소통의 문자적 수단이라는 점에서 픽토그램도 크게 보면 우리말의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주위에서 들은 아이디어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위의 세 번째 예처럼 화장실 픽토그램은 남녀 사람의 모습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 그림에다 장애인 칸 유무도 표시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작지만 참신한 발상이다. 몸이 불편한 이가 급한 용무로 힘들게 화장실까지 갔는데 장애인 칸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무척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때 멀리서도 장애인 칸 유무를 알 수 있는 그림 표지가 있다면 그런 곤란함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화장실에 장애인 칸을 갖추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픽토그램만이라도 개선하면 좋을 것이다. 작은 그림문자 하나로 소수자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따뜻한 우리 사회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픽토그램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