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들의 언어 사용 실태를 보면 외국어를 마치 국어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다음은 국내의 모 자동차 광고 문구인데, 거의 모두 영어를 차용해 쓰고 있다. ‘고져스한 쉐입을 이룬 서클 속 알루미늄의 샤이니함이 살아있는 17인치 블랙 럭셔리 알로이 휠, 잇걸의 엣지와 시크를 지닌 페미닌하면서도 트렌디한 레드 스페셜 패키지 인테리어, 모던함과 럭셔리함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엘레강스한 에어커튼홀’. 여기서 ‘고져스’는 ‘멋진’을 뜻하는 ‘gorgeous’, ‘쉐입’은 ‘형태’를 뜻하는 ‘shape’, ‘샤이니함’은 ‘빛나는’을 뜻하는 ‘shiny’, ‘럭셔리’는 ‘호화로운’을 뜻하는 ‘luxury’, ‘잇걸’은 ‘매력적인 젊은 여자’를 뜻하는 ‘it girl’, ‘시크’는 ‘세련되고 멋있다’는 뜻의 ‘chic’, ‘페미닌하다’는 ‘여성스러운’을 뜻하는 ‘feminine’, ‘트렌디’는 ‘최신 유행의’를 뜻하는 ‘trendy’, ‘모던함’은 ‘현대적인’을 뜻하는 ‘modern’, ‘엘레강스’는 ‘우아, 고상’을 뜻하는 ‘elegance’를 차용한 말이다. 이처럼 우리말이 있는데도 우리말을 쓰지 않고 영어를 차용해 쓰는 이유는 ‘럭셔리하다’, ‘엘레강스하다’와 같은 영어를 사용하면 우리말을 사용할 때보다 더 고급스럽고 세련돼 보인다는 느낌을 주기 위함인데, 문제는 이렇게 외국어를 남용하다 보면 광고 문구처럼 우리말은 조사와 어미 이외에는 모두 사라지고 외국어만 남게 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외국어를 사용하면 왠지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단지 ‘기분 탓’일 뿐이니 앞으로 외국어를 남용하지 말고 우리말을 사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