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frame)이라는 개념은 ‘기본 뼈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틀거리’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의 틀을 가리키며, 그 틀과 연관된 ‘언어’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사용하여 사람들을 그 틀의 테두리 안에 가두어 버린다. 프레임은 정치 영역에서, 특히는 선거 전략에서 많이 활용, 혹은 악용되기도 한다. 유권자들에게 특정한 ‘생각의 덫’을 씌워 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성이 결혼해서 아기도 낳고, 육아에도 힘쓰며, 직장 생활도 잘 해내는 것을 ‘슈퍼우먼’으로 생각하는 프레임과 반면에 그것을 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이중고’로 보는 프레임이 있다. 이런 것은 정치적으로 여성 유권자를 응집시키기 좋은 소재들이어서 선거 공약 같은 데에 많이 이용된다.
슈퍼우먼 프레임에서는 여성들이 직장에 충실하고 남성과 동등한 역할 분담을 하며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여성의 발전’이라는 틀로 보는 것이요, 반면에 ‘여성의 고통’이라는 프레임에서는 보수와 승진 기회도 적고 그러면서도 육아에 독박을 써야 하는 직장 여성들의 고달픈 삶을 더 강조한다. 곧 어떤 프레임의 영향을 받았느냐에 따라 정치적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선거의 막바지에 이르니 안보와 관련한 사드 문제가 또 우리의 정치적 판단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 논란의 문제점은 논쟁의 틀거리가 지나치게 외재적이라는 점에 있다. 국가의 안전과 민족 문제의 해결이라는 우리의 내재적인 프레임이 아니라 주로 다른 나라들이 만든 ‘북한 미워하기’라는 프레임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이다. 논쟁의 틀거리를 잘못 정하면 최선의 의도가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정세를 바르게 보는 ‘눈’과 ‘생각의 틀’을 갖춘 후보자와 유권자라야 우리의 미래를 올바르게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