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이 태어나서 처음 사용하는 언어는 무엇일까? 보통 엄마나 아빠라는 말이 아니냐고들 하지만 사실 아기들의 말 배우기는 훨씬 일찍 시작된다. 아마도 첫 번 언어는 울음일 것이다. 울음은 모든 욕망을 표현하는 일차적 수단이다. 울음에 대응하여 엄마들은 언어를 사용한다. 울음과 말이라는 소통의 비대칭은 아기들이 스스로 언어를 향해 적극적으로 다가오면서 해소가 된다. 그 첫걸음이 옹알이라고 할 수 있다.
옹알이는 아기들의 언어이다. 아니 아직 언어라고 할 수는 없다. 언어가 꽃이라면 옹알이는 꽃눈이자 떡잎이다. 아기들은 옹알이로 언어에 다가들어선다. 갓 태어났을 때는 옹알이인지 아니면 우연히 새어나온 소리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그러나 생후 약 여섯 달이 되면 억양 같은 가락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직 전혀 문장 구성이나 어휘 형성이 되어있지 않으나 얼핏 들으면 마치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 어조와 억양을 구현한다.
흥미롭게도 아기들은 흥분 상태에서는 옹알이를 하지 않고 평안한 상태에서 옹알이를 한다고 한다. 부모가 아기들을 평안하게 보호해 줄수록 언어의 기초를 더 충분히 닦을 수 있다는 뜻도 될 것이다.
엄마들은 전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지 않은 옹알이를 향해 맞장구를 친다. 아기들은 또 그 맞장구에 응답하는 옹알이를 한다. 이러한 엄마와 아기의 ‘가상적 대화’는 이후 평생을 사용하게 되는 언어의 가장 단단한 밑바탕을 만들어 간다. 자음과 모음도 서서히 구분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우리는 모어를 배워서 평생 사용하게 되었다.
어조와 억양은 개별 언어의 가장 큰 특색이다. 또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정체성을 드러내 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상 태어나면서부터 형성된다. 또 어휘는 쉽게 잊어도 이때 옹알이와 함께 익힌 말의 가락은 여간해서는 잊지 않는다. 태어나서 맨 처음 부모와 함께 만든 창작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