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서 “북서풍의 영향으로…” “남서풍에 의해…”와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하듯이 대부분 동서남북의 방위에 맞춰 바람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을 이르는 말에는 한자어만 있는 게 아니다. 순 우리말로도 예쁜 낱말이 있다.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갈바람’, 남풍은 ‘마파람’, 북풍은 ‘된바람, 덴바람’이 순 우리말 표현이다. 우리말 바람 이름은 원래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에 의해 불리던 뱃사람들의 은어였다고 한다. 서풍은 익히 알고 있듯이 ‘하늬바람’이라고도 불린다. ‘갈바람’이 뱃사람들에 의해 주로 불리던 이름이라면, ‘하늬바람’은 농촌과 어촌에서 많이 불렸다고 한다.
더욱 세분화된 ‘남서풍’ ‘북서풍’ 등도 우리말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남서풍은 ‘늦하늬바람’, 북서풍은 ‘높하늬바람’, 북동풍은 ‘높새바람’, 동남풍은 ‘된마파람’이다.
순 우리말로 된 아름다운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 표현에서 “높하늬바람의 영향으로…” “늦하늬바람에 의해…”라고 쓰지 않는 건 ‘북서풍’ ‘남서풍’과 같이 방위가 들어 있는 바람의 이름이 더욱 명확하게 와 닿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다 보면 익숙해진다. 가능하면 아름다운 순 우리말을 살려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