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관심을 기울이다, 노력을 기울이다, 귀를 기울이다, 술잔을 기울이다, 신경을 기울이다, 정성을 기울이다…'. 이렇게 우리말에는 '~을/를 기울이다'는 표현이 많다. 흔하게 쓰이는 '기울이다'이지만 조금만 변형되면 어떻게 써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다음과 같은 경우 어떤 것이 맞는지 살펴보자.
1. 중간고사가 다가오자 학생들은 막바지 노력을 ㉠기울였다/㉡기우렸다.
2. 오랜만에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니/㉡기우리니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3. 소개팅 상대가 관심을 ㉠기울이지/㉡기우리지 않아 자존심이 상했다.
4.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기우리고 손을 쭉 뻗었다.
5. 정성을 ㉠기울여/㉡기우려 만든 작품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기울이다'는 '기울이고, 기울이니, 기울이면, 기울여, 기울이지…'와 같이 활용해 쓸 수 있다. '기우리고, 기우리니, 기우리면, 기우려, 기우리지…'처럼 활용하려면 '기우리다'가 기본형이 돼야 한다. 그러나 '기우리다'는 '기울이다'의 옛말로 현재는 쓰이지 않는 말이다. 그러므로 1~5번까지의 정답은 모두 ㉠이 된다.
참고로 '귀를 기울이다' '술잔을 기울이다' 등의 표현은 일본식 어투라는 설이 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은 '~을/를 기울이다'는 표현을 굳이 일본식으로 보지 않는다고 홈페이지에 명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