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에서 장군(將)은 적을 공격하지 못한다. 상대가 공격해 오면 자리를 옮겨 피신하거나 부하 말들이 나서 막아 준다. 하지만 두 개의 말이 한꺼번에 "장군"을 외치며 협공할 때는 꼼짝할 수 없다. 한쪽에서 "장군"을 부르는 동시에 피할 만한 곳에 또 다른 말을 놔두면 피신하지 못하고 패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일컫는 말은 '양수겹장'일까, '양수겸장'일까?
"졸(卒)을 버리지 않고 살려 둔 게 양수겹장의 묘수가 돼 내기 장기에서 이겼다"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양수겹장'은 잘못된 표현이다. 한자로만 이뤄진 사자성어에 순 우리말을 엉뚱하게 끼워 넣는 예가 종종 있는데 '겸하다(兼)'란 의미로 쓰였으므로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 해야 맞다. 장기에서 두 개의 말이 한꺼번에 장을 부른다는 뜻의 '양수겸장'은 양쪽에서 동시에 하나를 노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대대적인 마케팅 조직 개편은 고객 만족 강화와 실적 부진 만회라는 양수겸장의 구조조정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민간 부문의 공급 위축에 대비하면서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양수겸장'으로 분석된다"처럼 사용한다.
'양수겸장'과 비슷한 구조의 말로 '양수집병(兩手執餠)'도 있다. 양손에 떡을 쥐고 있다는 의미로, 두 가지 일이 똑같이 있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