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집중호우 -> 장대비
집중호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마가 끝난 뒤 오히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월 장마가 끝난 뒤 8월 10일까지 내린 비가 장마 기간에 내린 비의 두 배를 넘는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 기상청은 '호우' '집중호우'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등의 특보를 발령한다. 호우(豪雨)는 줄기차게 내리는 크고 많은 비를 뜻한다. 12시간 80㎜ 이상일 때 호우주의보가, 150㎜ 이상일 때 호우경보가 내려진다. 집중호우(集中豪雨)는 시간당 30㎜ 이상 되는 비를 말한다.
그러나 이들 용어는 의미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호우'에는 좋은 벗을 뜻하는 '호우(好友)', 때를 맞추어 알맞게 오는 비를 뜻하는 '호우(好雨)' 등 한글로는 발음이 같은 단어가 많아 혼란스럽다. '경보' 역시 가벼운 걸음으로 빨리 걷는 '경보(輕步)'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호우' '집중호우'는 우리가 원래 쓰지 않던 일본식 한자어다. 일본식 한자어다 보니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밖에 없다. '호우'는 '큰비', '집중호우'는 '장대비' 또는 '작달비'라는 순 우리말이 있다. 국립국어원도 '큰비'와 '장대비(작달비)'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다고 사전에 올려 놓았다.
오래도록 써 온 용어를 바꾸기가 쉽지는 않지만 우선 일본식 한자어인 '호우'는 '큰비'로, '집중호우'는 '장대비'로 공식 용어를 바꾸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주의보'와 '경보'도 다른 용어로 바꾸어 구분이 쉽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