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주어와 술어를 가까이
"그런 만큼 ①국민들은 앞으로 제기될 각종 현안에 대해 ②헌재가 모든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③결정을 하는지를 늘 ④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⑤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 일간지에 실린 문장이다. 한 문장인데 호흡이 꽤 길고, 주어와 술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며, 문장 안에 또 다른 문장을 안고 있어 그 의미가 명확하게 빨리 와 닿지 않는다. 더구나 이 문장엔 주어가 하나 빠져 있다. 문장의 얼개를 자세히 살펴보자. 주어 ②(헌재가)의 서술어는 ③(결정을 하는지)이 되고, 이 문장(②+③)을 목적어로 하는 주어 ①(국민들은)의 서술어는 ④(지켜보고 있다)가 된다. 그렇다면 술어 ⑤(잊지 말아야)의 주어는 무엇이며 어디 있는가. 없다. ⑤의 주어는 문맥으로 보아 '헌재'가 되어야 하므로 ⑤ 앞에 주어 '헌재는'을 넣어야 한다.
이 문장을 이해하기 쉽게 쓰려면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그런 만큼 앞으로 제기될 각종 현안에 대해 헌재가 모든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결정을 하는지를 국민들이 늘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헌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장이 길어질 경우 주어와 술어를 가까이 두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파악하기가 수월하다. 또는 예문과 같은 복문(複文)일 경우 이해하기 쉬운 몇 개의 단문(單文)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