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경구 투여
'경구 투여'. 두통약.소화제.감기약 등 알약류 사용 설명서에 등장하는 말이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용어이기 때문에 아이는 물론 어른도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경구(經口)'는 '약이나 세균 따위가 입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투여(投與)'는 '약 등을 남에게 준다'는 뜻이다. 따라서 '1회 2정 경구 투여'는 '한 번에 두 알씩 먹으라'는 의미다. 이렇게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의약품 설명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뿐 아니다. 연고류의 의약품 설명서에는 대부분 '환부에 도포'라고 적혀 있다. 알기 쉽게 '상처에 바른다'로 바꾸는 것이 낫다. "~와 병용 투여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구도 있는데 '병용 투여 시'는 '함께 먹으면'이라 고치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가역적'은 '회복 가능한', '골조송증'은 '골다공증' 등으로 의약품과 관련한 용어나 설명을 쉬운 말로 바꾸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나 아직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