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따다
모방 심리가 강한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게 마련이다. 유대인 속담에 배움은 흉내 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있다. 백 마디 충고보다 부모의 바른 행동 하나가 자녀에게는 더 큰 가르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을 본보기로 삼아 그대로 좇아 하는 것, 또는 이미 있는 대상을 본으로 삼아 그대로 좇아 만드는 것을 이를 때 '본따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어린 시절 그는 독서를 즐기던 아버지의 모습을 본따 서재에 앉아 눈썹을 치켜뜨고 책장을 넘기는 시늉을 하다가 책과 친해지게 됐다고 한다" "한글의 닿소리는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따고, 홀소리는 하늘과 땅과 사람을 본땄다"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본떠, 본뜨고, 본떴다'로 고쳐 써야 맞다. '본따, 본따고, 본땄다' 등의 형태로 사용하는 것은 '본따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알고 있는 데서 오는 오류로 보인다. 그러나 '본(本)'에 '따다'가 아닌 '뜨다'가 합쳐진 '본뜨다'가 기본형으로, 용언의 어간 '으'가 '아/어' 앞에서 탈락하는 동사 '뜨다'와 같은 꼴로 활용된다.
"인간은 남의 행동에 맞춰 행동하도록, 대개 그들의 행동을 본뜨도록 진화해 왔다" "인기 있는 오락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일본 방송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그림은 옛 민화의 이미지를 본뜨고 그 위에 화려한 색깔을 덧입혔다"처럼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