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과 나팔
다음 중에서 틀린 표현을 찾아보자.
그는 "공연히 ①나발 불지 말고 잠자코 있어" 하고 위협했다.
이별의 괴로움을 잊으려고 병째 ②나팔을 불었다.
아이들이 ③손나팔을 하고 소리를 지른다.
아기가 시끄럽게 계속 ④나발을 분다.
끝까지 시치미를 떼야지 괜히 ⑤나팔을 불었다가는 끝장이야.
정답은 ③번이다. '당치 않은 말을 함부로 하다' '술이나 음료를 병째로 마시다' '어린아이가 소리 내어 시끄럽게 울다' '어떤 사실을 자백하다'라는 의미를 속되게 나타낼 때 "나발을 불다"라는 관용구만 사용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때는 "나팔을 불다"로 바꿔 써도 무방하다. 그러나 '손나팔'은 '손나발' 과 넘나들어 쓸 수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손나팔을 북한어로만 처리하고 있다.
나발은 우리의 전통 관악기이고, 나팔은 서양 관악기다. 이 둘은 크게 보면 끝이 벌어진 모양새가 비슷하다. 표준국어사전은 손나발을 '손을 입에다 대고 마치 나팔을 부는 것처럼 소리를 내는 일'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손나팔'을 인정해도 좋지 않을까. 악기의 모양에서 나온 말이라면 두 단어의 뜻에 큰 차이가 없고 더구나 인터넷 등을 보면 손나팔의 세력이 더 큰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