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와 억새
가을의 전령(傳令) 중 하나가 갈대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는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기도 하지만 쓸쓸한 모습으로 와 닿아 시나 문학작품, 노래에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갈대와 억새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갈대로 통칭해 부르는 경향이 있다. 갈대와 억새는 같은 볏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풀이다. 무엇보다 자라는 장소가 다르다. 갈대는 습지나 물가에서만 자라고, 억새는 산이나 들판에서 자란다. 따라서 갈대가 많은 고개라고 해서 '갈재'라 이름 붙여진 지명은 사실은 '억새'를 '갈대'로 착각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갈대는 고동색이나 갈색을, 억새는 은빛이나 흰색을 띤다. 또 갈대는 보통 2~3m로 키가 큰 데 비해 억새는 1~2m로 상대적으로 작다. 이삭 모양도 다르다. 갈대는 이삭이 뭉쳐져 있어 부풀부풀한 느낌을 주나 억새는 한 올 한 올 분리돼 있어 가지런한 느낌을 준다. 물가 등 습지에서 자라는 것이 갈대, 산이나 들판에서 자라는 것이 억새라고 쉽게 이해하면 된다. 갈대를 줄여 '갈'이라 부르기도 하며, 갈대꽃을 '갈꽃'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