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는 맛
'섰다' 등 도박과 관련해 "노름은 쪼는 맛이야"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꽤 있지만 이때는'쪼는'이 아니라 '죄는'이라고 해야 한다. '죄다'는 보통 '느슨하거나 헐거운 것이 팽팽하게 되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노름 따위에서 마음을 졸이며 패를 젖혀 보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노름에서 받는 기괴한 긴장 때문에 패를 죄는 그의 손끝은 조금씩 떨리기까지 하였다"(김동인 ''운현궁의 봄'')처럼 쓰인다.
'쪼다'라는 말은 동사로 "닭이 모이를 쪼고 있다" "바람결을 따라 돌 쪼는 소리가 그윽히 들려온다"처럼 '뾰족한 끝으로 쳐서 찍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또한 명사로 쓰이면 "저런 쪼다 같은 녀석 좀 보게"처럼 '조금 어리석고 모자라 제 구실을 못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