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young鷄?)
보양식으로 땀 좀 흘리고 났더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한결 투명해진 햇살이 아직 따갑기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에 시흥(詩興)이 절로 난다. 예년보다 삼계탕 매출이 늘어난 식당 주인의 얼굴엔 미소가 흐르고, 더위에 늘어졌던 사람들의 걸음걸이에도 힘이 붙는다. 삼계탕을 먹고 난 후 재료로 쓰인 ''영계''를 놓고 한참 입씨름이 벌어졌다. 한쪽에서 ''영계''의 어원 분석을 재빨리 했다. ''어리다.젊다''라는 뜻의 영어 영(young)에 닭''을 뜻하는 한자어 계(鷄)가 합성됐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나이 어린 이성(異性)''을 ''영계''라 하고 ''나이 든 사람''을 노계라 일컫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느냐며 제법 힐문도 했다.
''영계''는 ''연계(軟鷄)''에서 비롯했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어린 닭을 뜻하는 말로 약계(藥鷄) 또는 약병아리라고도 한다. 이렇게 아직 덜 자란 닭을 삼계탕 재료로 쓰다 보니 고기가 부드러우며 구수한 맛이 강하다. 표준발음법에 따르면 ''연계''는 [연:계/연:게]로 발음된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발음한 ''영계''도 이미 굳어진 단어로 인정해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