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하고 명확하게
공적인 글을 쓸 때 흥분하지 말고 감정을 다스려 차분하게 써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다음은 어떤 신문 기사의 일부다. "감사를 통해 드러난 사학 비리 유형을 살펴보면 이곳이 과연 신성한 학교인지, 불법영업을 자행하는 악덕기업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비리를 저지른 사립학교를 옹호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사학도 교육사업에 투자한 것이다. 어느 정도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사학에 종교단체와 같은 '신성함'까지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고 본다. '신성한'을 빼든가, 아니면 '정상적인' 정도로 눅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 의미가 불분명한 말을 써서는 안 된다. 명확하게 표현해야 독자가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음은 어떤 기사의 일부다.
"…(그는) 최근 중국 관련 사업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에 변명에 급급했던 테리 세멜 야후 사장, 청중을 흥분시키지 못하는 경영자의 전형을 보인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사장과 뚜렷하게 대비됐다고 (기사는) 분석했다."
여기서 ''청중을 흥분시키지 못하는''이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하지가 않다. ''청중을 감동시키지 못하는''인지, ''청중을 사로잡지 못하는''인지, 아니면 다른 뜻인지 알 수 없다. 쓰는 사람 자신이 아는 말이라고 해서 독자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