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년, 돌, 회
거장의 걸작이 없는 영화제로 불릴 만큼 명성에 기대지 않고 흔히 접할 수 없는 스릴러와 공포물을 선보여 영화광들의 사랑을 받아 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지난해 내홍으로 와해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10회째를 맞아 영화계와 관계 복원에 나서며 재도약에 나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PiFan과 관련해 영화제 홈페이지나 기사 등에서 "1997년 막을 올린 부천영화제가 어느새 10주년을 맞았다" "10돌을 맞은 부천영화제가 1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2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이 임기 중 일방적으로 해촉되면서 영화인들의 반발을 불러온 부천영화제가 10회를 맞아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처럼 10주년, 10돌, 10회를 섞어 쓰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낱말은 그 의미가 다르다. PiFan은 97년을 시작으로 매년 열렸으므로 2006년이면 10회째이지만 10주년, 10돌이 된 건 아니다. ''주년''과 ''돌''은 특정한 날이 해마다 돌아올 때, 그 횟수를 세는 단위로 기준이 되는 해는 제외된다. PiFan은 올해로 9주년, 9돌이 되는 셈이다. "10월 개최되는 1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96년 첫 막을 올렸으므로 올해로 꼭 10주년을 맞는다"처럼 의미를 구별해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