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끼적, 깔짝, 깨작
"…가다 오다 등잔 밑에서 혹은 친구들과 떠들고 이야기하던 끝에 공연히 붓대에 맡겨 한두 장씩 ''끄적거리다'' 보니 그것이 소위 내 수필이란 것이 된 셈이다."(김용준의 ''근원수필'' 중에서)
''사람들이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자꾸 쓰거나 그리다''라는 뜻으로 ''끄적거린다(댄다)''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그러나 이 단어는 표기법상 올바르지 않다. ''끼적거리다(대다), 끼적이다''의 잘못이다. "그는 수첩에 뭔가를 끼적거리고(끼적대고, 끼적이고) 있었다"처럼 써야 한다. ''끼적끼적하다''라고 쓸 수도 있다.
약간 의미는 다르지만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잘게 자꾸 쓰거나 그리다''는 뜻의 ''깨작거리다(대다)''라는 말도 있다. "길수는 책상 앞에 앉아 몇 자 깨작거리더니 금세 졸기 시작한다/ 그는 아까부터 공책에 무엇인가를 깨작이기만 할 뿐, 아무런 말이 없다"처럼 쓰인다. 이 경우 ''깨작깨작하다''로 써도 된다.
가끔 ''깔짝거리다(대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매우 얇고 빳빳한 물체의 바닥이 앞뒤로 되풀이하여 가볍게 뒤집히는 소리가 자꾸 나다''라는 전혀 다른 뜻이다. 비슷한 말로 ''깔짝깔짝하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