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 윗
"제가 어제 자세한 사정을 여쭈었으니 잊어버리지만 않으셨다면 웃분들도 무슨 요량이 있겠지요.""자네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웃분들한테서 충고를 받았을 텐데 계속 이렇게 행동할 참인가?" 예문의 '웃분'은 바른 표기인가?
'웃-''윗-'과 관련된 것은 표준어 규정 제12항에 설명돼 있다. '웃-'은 아래위 대립이 없는 단어와 결합해 쓰이고, '윗-'은 아래위 대립이 있는 단어와 결합해 쓰인다는 내용이다. 자기가 모시는 윗사람을 '웃어른'이라고 한다. 어른은 나보다 윗사람이기 때문에 '아랫어른'은 없다. 따라서 '웃어른'으로 쓰는 것이 옳다.
그러나 '웃분'이냐 '윗분'이냐에 이르면 좀 복잡해진다. '아랫분'은 잘 안 쓰이니 '웃분'으로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정말 '아랫분'이란 말은 없는가. 있다. 어떤 사람을 높인 뒤 그 아랫사람을 또 높여 부를 경우 '아랫분'을 사용할 수 있다. "회장님께서 이렇게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계시니 아랫분들도 모두 훌륭하시군요"라고 할 수 있다.
'훈민정음 국어사전'(금성출판사)엔 윗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로 '윗분'이, 어떤 사람을 높여 그의 아랫사람을 이르는 말로 '아랫분'이 올림말로 실려 있다. 곧, 아래위의 대립이 있으므로 '윗분''아랫분'으로 써야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