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다 박다, 빼쏘다, 빼박다
토리노 겨울올림픽 스키 모굴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토비 도슨 선수는 한국계 입양아 출신이다. 그의 한국 이름이 알려지자 부산에서 도슨이 자신의 아들인 것 같다는 사람이 나와 화제가 됐다. 이들에 관한 기사가 '美입양아 도슨 그리고 친아버지? 동생? 빼다 박았네'라는 커다란 제목으로 신문에 실렸다. 그들의 사진을 보면 정말 얼굴 생김새가 많이 닮았다. 이처럼 누가 가족 중 한 사람을 매우 닮았을 경우에 흔히 '빼다 박았다'고 말한다. '그 눈매랑 입술이랑 오뚝한 콧날이 어쩜 요렇게 어미를 쏙 빼다 박았나?' '친척들 모임에 가면 그녀는 할머니를 빼다 박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등과 같이 입말에서 많이 쓰인다. '빼다 박다'는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나 그리 점잖은 표현은 아닌 것 같다. 비속(卑俗)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빼박다'는 '빼쏘다'의 잘못이다. '빼다 박다' '빼박다'로 쓰기보다는 '빼닮다'(생김새나 성품 따위를 그대로 닮다)나 '빼쏘다'(성격이나 모습이 꼭 닮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