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도어
지하철 역에서 추락 사고가 빈발하는 가운데 위험을 무릅쓰고 떨어진 사람을 구했다는 아름다운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추락 방지 시설인 소위 '스크린 도어'가 역마다 설치돼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영어에서 '스크린 도어(screen door)' 자체는 벌레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로 방충망을 설치해 놓은 문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정의 창문에 대부분 방충망이 설치돼 있으므로 집집마다 '스크린 도어'가 있는 셈이다. 지하철 역에 설치된 것은 정확하게는 '플랫폼 스크린 도어(platform screen door)'다. 선로와 격리되는 벽과 가동문을 설치해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먼지와 바람을 막아 주는 장치다. 영문 머리글자를 따 'PSD'라 부르기도 한다. '플랫폼 스크린 도어'는 무엇보다 승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우리말로는 '안전문' 정도의 이름이 어울린다. 국립국어원도 '스크린 도어', 즉 '플랫폼 스크린 도어'를 '안전문' 또는 '지하철 안전문'이라 부를 것을 권하고 있다. '스크린 도어'는 '스크린 쿼터'와 비슷해 헷갈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스크린 도어'라는 말이 쓰인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으므로 처음부터 '(지하철)안전문'이라 부르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