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눈꽃, 상고대, 서리꽃
이맘때쯤 높은 산에 오르면 정상 부근 등에서 하얀 상고대를 볼 수 있다. '상고대'는 호숫가나 고산지대의 나뭇가지 등에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한다. 한자어로는 '수상(樹霜)'이라고 한다. '길가의 낙엽에는 서리가 내려 있고 나뭇가지에도 상고대가 허옇게 피어 있었다'와 같이 쓰인다. '서리꽃이 창문마다 가득하다/유리창에 서리꽃이 피었다'에서처럼 '서리꽃'은 유리창 따위에 서린 수증기가 얼어서 꽃처럼 무늬를 이룬 것을 말한다. '서리꽃'은 말대로만 보면 서리가 만들어낸 꽃이어서 '상고대'와 들어맞지만 사전의 뜻풀이는 서로 다르다. 즉 서리가 나뭇가지 등에 붙어 있는 것이 상고대이고, 수증기가 얼어 유리창 따위에 붙어 있는 것이 서리꽃이다. '설화(雪花/雪華)'는 눈송이 또는 나뭇가지에 꽃처럼 붙은 눈발을 가리킨다. '대기의 성에인 양 설화가 결정을 이루었던 버드나무에도 파랗게 움이 돋았다'처럼 쓰인다. '눈꽃'은 나뭇가지 따위에 꽃이 핀 것처럼 얹힌 눈이나 서리로 풀이돼 있다. 이에 따르면 '눈꽃'은 '상고대'까지 포괄한다. 낱말의 뜻을 명확하게 한정하는 것도 필요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