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을 이루다
'올해부터 외국산 디젤 승용차 수입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연립주택.빌라 등 서민주택에 대한 법원 경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중증질환 보험' 신상품이 워낙 봇물을 이루다 보니 종신보험.건강보험 등은 상대적으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어떤 일이나 현상이 한꺼번에 많이 발생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말할 때 흔히 쓰는 '봇물을 이룬다'는 표현은 과연 정확한가.
'봇물'은 '보에 괸 물 또는 보에서 흘러내리는 물'이고, '봇물을 이루다'는 '보에 물이 많이 모여 그득한 상태'를 말한다. 이 표현은 정적(靜的)이어서 어떤 일이나 현상이 한꺼번에 많이 일어나는 동적(動的)인 상황을 가리키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봇둑이 터졌을 때 가득 고여 있던 봇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광경을 떠올려 보면 의미가 분명해질 것이다. 그득하게 모여 있는 봇물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봇물 터지듯/터진 듯'으로 해야 정확하다. '축구 경기가 끝나자 관중이 봇물 터지듯 경기장에서 쏟아져 나왔다' '최근 1~2년 '부자 되기에 관한 책'들이 봇물 터진 듯 쏟아졌다' 등처럼 써야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