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뿌리, 돌뿌리
'일을 할 때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돌뿌리에 채인 발끝이 아리도록 아파 왔다' 등처럼 땅 위로 뾰쪽하게 내민 돌멩이를 보고 '돌뿌리'라 표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이는 '돌부리'를 잘못 쓴 것이다. '돌부리'의 발음이 [돌뿌리]로 나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때문이다. '총부리, 발부리, 물(빨)부리' 등도 마찬가지다.
'뿌리'는 일반적으로 땅속에 묻히거나 다른 물체에 박힌 식물의 밑동을 뜻하며, 다른 물건에 깊숙이 박힌 물건의 밑동 또는 사물이나 현상을 이루는 근본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쓰는 말이다. 반면 '부리'는 일반적으로 새나 일부 짐승의 주둥이를 뜻하지만, 어떤 물건의 끝이 뾰족한 부분을 일컬을 때도 쓰인다. '돌부리'는 돌의 끝이 뾰족한 부분을 일컫는다고 보고 '부리'를 쓰는 것을 표준어로 삼았다.
우리 속담에 '돌부리를 차면 발부리만 아프다'는 말이 있다. 화가 난다고 공연히 아무 데나 화풀이하면 자신만 손해를 보니 자중하라는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