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물꾸물한 날씨, 찌뿌둥하다
김치전ㆍ만화책ㆍ늦잠…. 비가 올듯 말듯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은 '꾸물꾸물한' 날씨엔 한 박자 느려지고 싶다. 고양이가 소동을 부리면 큰비가 온다는 속담처럼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동물만이 아니다. 저기압이 접근하면 습도가 높아져 사람도 날카로워진다고 한다.
날씨가 활짝 개지 않고 자꾸 흐려지는 모양을 '꾸물꾸물하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날씨가 꾸물꾸물하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다. '꾸물꾸물'은 "눈발이 흩날리는 도로 위를 차량이 꾸물꾸물 기어가고 있다"처럼 매우 느리게 자꾸 움직이는 모양이나 "시간이 다 돼 가는데 왜 그렇게 꾸물꾸물하고 있니?"처럼 게으르고 굼뜨게 행동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요즘처럼 바람이 스산하고 끄물끄물한 날엔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난다"처럼 날씨와 관련된 말은 '끄물끄물하다'고 써야 한다. 날씨와 관련해 잘못 사용하는 말로는 '찌뿌둥하다'도 있다. "하루 종일 찌뿌둥한 날씨 때문에 기분까지 우울하셨죠?"라고 흔히 쓰지만 '찌뿌듯하다'가 바른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