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멍텅하다
'흐리다'는 '날씨가/물이 흐리다'처럼 눈에 보이는 상태가 '맑지 않다'를 뜻하지만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분명하지 아니하다'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흐리다'를 바탕으로 해 '흐리멍텅한 녀석' '일을 흐리멍텅하게 처리했다'와 같이 '흐리멍텅하다'란 단어가 자주 쓰인다.
그러나 '정신이 맑지 못하고 흐리다'거나 '일의 경과나 결과가 분명하지 않다'는 뜻으로 쓰이는 '흐리멍텅하다'는 '흐리멍덩하다'가 바른 표기다. '흐리멍덩하다'를 '흐리멍텅하다'로 잘못 알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멍청이'라는 뜻의 '멍텅구리'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흐리멍덩하다'는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흐리등하다'에서 온 것이며, 비슷한 말로 '하리망당하다'가 있다. '하리다'도 '흐리다'와 비슷한 뜻이다.
일부 사전은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이유로 '흐리멍텅하다'를 표제어로 올려놓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은 '흐리멍텅하다'를 '흐리멍덩하다'의 잘못이라고 못박고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참고로 북한의 경우 '흐리멍텅하다'를 우리의 표준어 격인 문화어로 인정하고 있다.